요즘은 인터넷과 플랫폼의 발달로 전 세계의 음악을 유튜브나 다른 매체를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비단 음악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콘텐츠를 국경에 관계없이 실시간으로 듣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인터넷이 막 발달하던 시기였고, 대한민국의 경우 가깝고도 먼 나라였던 일본과의 관계로 인해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 당시에는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일본 음악과 영화를 접할 수는 없었고, 서울의 경우에는 용산이나 남대문을 중심으로 부산의 경우에는 서면, 남포동, 보수동 등지에서 불법 복사된 음반과 영화를 구할 수 있었다.
필자는 초, 중, 고 시절 부산에 살아서 남포동과 보수동에서 X와 Luna Sea 그리고 Glay와 같은 밴드의 음악을 비밀스레 구하곤 했다. 지금에 와서 보면 조악하기 그지없는 불법 복제 음반이었지만, 당시에는 한국 정규 음반의 가격을 상회하는 가격을 주고 구매하더라도 전혀 아깝지가 않았었다.
일본과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회복이 되고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등의 외교관계에 훈풍이 부는 이슈들이 생기면서 그간 굳게 닫혔던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대한 시각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결과론적으로는 1998년 공식적으로 개방이 시작되면서 2004년까지 점진적으로 개방이 되었다. 하지만, 저작권 등의 문제로 사실상 유튜브가 대중화되기 전까지 국내 유명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조차 들을 수 없는 곡들이 더 많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서론이 너무나 길었다. 각설하고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드릴 음반은 바로 <KOPAN 2002>다.
1. 일본 대중문화개방의 포문을 열다 <KOPAN 2002>
현재 유명 포털사이트 및 검색엔진을 통해서 본 음반을 검색해도 정보가 거의 없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1999년 7월에 발매된 이 음반의 출시 시점으로 보아 그간 음악인들 특히 rock음악을 하는 뮤지션들 사이에서 이미 인기가 있었던 유명 일본 밴드와 가수의 음악을 커버하고 싶었던 열망이 음반으로 터져 나온 것이라 추측이 된다.
2. X, 안전지대, 쿠보타 토시노부의 총 10곡을 번안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식적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 수 없었겠지만, 필자 역시 이미 너무나 빠져있었던 X와 안전지대 그리고 쿠보타 토시노부와 같은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3팀의 총 10곡을 <KOPAN 2002>라는 앨범에 수록했다. X의 'Say Anything', 'Tears', 'Forever Love'와 '안전지대'의 메가 히트곡 '아나타니 외 총 4곡 쿠보타 토시노부의 'Dedicate to me 외 3곡이 한국어로 고스란히 번안되었다.
3. 생소한 뮤지션과 아티스트 중에 눈에 띄는 이름 <김보희>
어느 음반이든 다양한 아티스트 들의 땀과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앨범 역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를 했는데, 보컬 및 연주자, 엔지니어 분들의 이름이 대부분 생소하다. 그 와중에 반가운 이름이 눈에 띈다. 바로 '김보희'다. 최근에 싱어 게인 시즌 2에서 15호 가수로 출연한 그는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그가 속해있었던 MONO의 메가 히트곡인 '넌 언제나'를 부르며 90년대 초반의 향수를 충분히 느끼게 해 주었다. 이 앨범에서도 총 3곡을 열창했다. 특히 필자가 애정 하는 X의 'Forever Love'를 열창해 주었다.
4. 어렵게 찾은 수록곡 소개
① 안전지대 - Tonight (Sung by 이경호)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메가 히트를 했던 원곡 '아나타니(당신에게)'를 번안한 곡이다. 오래간만에 들은 이 앨범에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완성도가 높은 곡이라 생각이 든다. 적지 않은 분들께서는 '천상연'으로 유명한 CAN의 '내일 또 생각이 나겠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텐데, 같은 곡이다.
② X - Say Anything (Sung by 이승길)
필자가 한 때 최애 했던 밴드 X, 엑스재팬의 대표적인 발라드이다. 이승길 님께서 열창해주셨다. 토시의 보컬에 전혀 밀리지 않는 가창력이 돋보이지만, 오히려 한국어가 어색한 건 X의 노래를 만 번쯤 들어서일까...
③ X - Forever Love (Sung by 김보희)
앞서 언급한 김보희 님께서 부른 Forever Love다. '넌 언제나'와 같은 상큼한 곡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 이 곡을 청취할 때의 주안점이다. 김보희 님께서 롱런하실 수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법한 곡이다.
김보희(MONO) - Forever Love( Korean Ver. )
ORIGINAL SONG : X-JAPAN ( Written by YOSHIKI ) PRODUCED & 개사 : 조광호 DIRECTED BY 이홍래(MONO) COMPUTER PROGRAMING & TONE EDITING : 김성조 DRUM : 강수호 BASS : 박정원(MONO) GUITAR : 채경훈 KEYBOARD & SYNTHESIZER : 이홍래(MONO) C
www.youtube.com
김현성 1집, NRG 1집에 이어 90 00년대 음반 포스팅의 세 번째는 <KOPAN 2002>였다.
그 당시에는 워크맨과 CDP로 음악을 차례로 듣거나 때로는 제대로 듣지는 않았지만, 재생을 해 놓은 채로 공부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자연스레 앨범 전체의 곡을 듣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일상이었다. 그리고 재킷의 사진과 가사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리고 친구들과 앨범에 대해 평가하고 토론하기도 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많은 곡과 가수들을 접하기는 어려웠지만, 한 명의 가수 또는 하나의 앨범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는 훨씬 높았던 것으로 회상된다. 물론 지금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대신 지금은 다양한 장르와 전 세계적인 음악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한 곡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의 사이클이 예전처럼 그리 길지가 않은 듯하다. 예전에는 앨범을 사서 수백 번 들으며 서서히 인기가 모아져 장기간 그 관심이 지속되었다. 아마도 그래서 당시의 음악을 들으면 그 당시의 감정과 사회적 분위기 등이 선명히 기억났을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앨범들을 듣고 리뷰하며, 필자의 추억여행과 또 다른 기억과 추억을 가지고 계실 독자분들의 추억여행을 가이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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